과학 영재, 보다 신중히 생각해야
[앵커멘트]
과학기술정책이나 과학계 이슈에 대해 진단과 처방을 들어보는 쓴소리 단소리 시간입니다.
국내 과학 영재들의 교육을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한국과학기술인 연합 최성우 위원으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과학의 역사에서는 숱한 천재 과학자들이 등장하다 보니, 일반인들은 과학 분야가 천재들이나 뛰어난 업적을 남길 수 있는 학문으로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이제는 과학 연구 방식 등이 많이 바뀌어서, 과거처럼 소수의 천재과학자가 과학의 패러다임 전체를 좌우하는 일은 앞으로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달리 탁월한 능력과 자질을 지닌 과학 자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우리가 과학 영재들에게 상당한 기대를 걸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교육 관련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에서,과학 영재 교육에 대한 대중적 관심 역시 매우 높습니다.
정부에서도 몇 년 전부터 과학영재 교육을 위한 학교 및 관련 프로그램 등을 설치하여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과학 영재 등에 대해 매우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거나, 상당히 왜곡된 선입견을 지니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천재 과학자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로, 상대성 이론을 정립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으레 '고독한 과학자', 혹은 '하늘이 내린 두뇌' 라는 식의 이미지로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대중적 명성만큼이나 일반 사람들의 편견과 오해도 그만큼 큰 인물일 듯 싶습니다.
그의 천재성에 대해 관심을 보여 왔던 많은 사람들은 그의 두뇌가 일반인의 것과는 아주 다를 것이라 생각해왔지만, 아인슈타인의 두뇌는 다른 사람들과 그다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그의 천재성의 비밀은,예상과는 달리 아주 기본적이고 평범한 데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즉 그는 문제를 파헤치는 끈기와 집중력이 탁월했으며, 세간의 이미지와는 달리 혼자서만 모든 문제를 해결했던 것이 아니라 주변의 인적, 지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여 연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이론 체계나 학문적 권위에 매몰되지 않고 항상 비판적이고 회의하는 태도를 견지했다는 점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요컨대, 끈기와 집중력, 의사소통과 네트워킹 능력,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고 항상 의문을 던지는 자세 등은, 모두 훌륭한 과학자가 갖추어야 할 아주 평범하고 기본적인 덕목들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특정 과학 영재 소년 등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주변과 언론의 과도한 관심은 도리어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어린 그들의 정서적인 발달에도 주의하면서, 향후 과학자로서의 기본 자질들을 제대로 함양하도록 도와야 할 것입다.
우리의 과학 영재들이 앞으로 과학기술계의 기둥으로 성장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떠들썩한 관심보다는 신중하고도 체계적인 지원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 2009 년 1월 2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