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21세기를여는열쇠] 미래사회 성찰하게 해주는 공상과학!
뉴스제공시각 : 2001/09/19 19:15
출처 : 한겨레신문
-----------------------------------------------------------------------------
미래사회 성찰하게 해주는 공상과학!
미국에서는 영화에서 본 것보다 더 끔찍한 테러사건이 발생해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인간의 상상력이 파괴적 방향으로 현실화한다는 것은 커다란
비극이겠지만, 소설이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미래사회를 성찰해본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뛰어난 감수성과 한발 앞선 통찰력으로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던 일들을 대담하게 예언해, 상당 부분을 적중시킨
공상과학(SF) 작가들은 가장 뛰어난 미래학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쥘 베르느 등은 19세기에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비행기, 우주여행, 원자력
잠수함 등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예측했고, 로봇 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이작
아시모프는 가까운 장래로 다가온 인간과 로봇의 공존시대를 일찍부터 전망한
바 있다. 호박 속에 든 모기의 화석으로부터 중생대 공룡의 디엔에이를 추출해
복제한다는 기발한 착상을 소개한 마이클 크라이튼의 <쥐라기공원>은 고생물학,
생명과학 등 연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1968년에 소설과 영화로 함께 선보인 <2001 우주 오딧세이>는 위성통신 등을
진작에 예언한 바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공상과학 작가로 꼽히는 아서 클라크의
작품으로 올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 `HAL 9000'의 수준을 오늘날의 컴퓨터가 아직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화상전화기, 개인용 비디오, 음성인식 보안장치 등 실용화한 기술도 적지 않다.
많은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에서 그려지는 미래사회가 항상 신기술과 환희로
가득찬 유토피아인 것만은 아니다. `빅 브라더'라는 독재자가 지배하는 조지
오웰의 <1984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용어를
처음 등장시킨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에서 그려지는 미래사회는 끔찍한 디스
토피아다. 공상과학의 역할이 꼭 미래의 첨단과학기술을 예측하는 데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도리어 인간과 과학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한 해답, 미래의
사회상에 대한 진지한 성찰에서도 공상과학의 진정한 의의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공상과학을 청소년의 오락물이나 일부 마니아의 취미
정도로 보는 등 공상과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아직 매우 낮은 듯하다.
정부 차원에서 역량 있는 공상과학 작가를 발굴·지원하고 일선 학교에서도
과학시간에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에 대해 토론수업을 하는 것은 어떨까?
최성우/과학평론가
'한겨레신문 (21세기를 여는 열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나라 연구원의 '정년'은? (0) | 2011.03.03 |
---|---|
군사과학기술의 빛과 그림자 (0) | 2011.03.03 |
기술표준의 정치경제학 (0) | 2011.03.03 |
무식은 자랑이 아니다... (0) | 2011.03.03 |
정부 당국은 '양치기 소년'이 될 것인가? (0) | 2011.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