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1세기를 여는 열쇠)

인터넷 시대의 지적재산권

헤르메스21 2011. 2. 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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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21세기를여는열쇠] 인터넷 시대의 숙제 문화지체
 뉴스제공시각 : 1999/11/22 13:27                            
 출처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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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제 : 인터넷 시대의 지적재산권

 

   21세기는 바야흐로 인터넷의 시대가 될 전망이다. 관련기술은 하
  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인터넷은 단순한 정보취득 도
  구를 넘어 우리 생활의 모든 구석에 침투하면서 기존의 생활양식
   및 패러다임에 근본적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규범이나 의식
  , 법률적 장치 등은 이것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사회학에서 말
  하는 이른바 '문화지체' 현상을 실감하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온라인 게임에 쓰이는 가상의 물건들을 훔친 '사이버절도범'에 대
  해 경찰이 마땅한 적용법규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는 사실
  은 작은 예에 불과하다. 그동안 전화, 텔레비전, 비행기, 컴퓨터
   등 현대문명의 중요한 이기들이 선보일 때마다 격렬한 특허분쟁
  을 겪는 등, 지적재산권 및 법률적 문제들과 관련한 적지 않은 진
  통이 뒤따랐다는 역사적 사실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역시 예외는 아니나, 그 속성상 인터넷기술 자체를 둘러
  싼 분쟁보다는 인터넷을 매개로 한 지적재산권 분쟁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듯하다.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인터넷 도메인 이름
  을 둘러싼 분쟁이다. 인터넷 도메인 이름은 최근 국내 법원판례에
  서도 보듯이, 상표법에 준해서 법률을 적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
  러나 언젠가 외국의 유명한 석유회사 두 개를 합병한 회사의 인터
  넷 도메인 이름을 한국사람이 선점하여 거액을 벌 수 있게 되었을
   때, 과연 그것이 정당한가에 대해 찬반 양론이 엇갈린 적이 있다
  .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미국에서는 사이버스쿼팅(Cybersquatti
  ng)을 규제하는 법률이 입법화됐다고 한다.

   그간 통신공간에서 널리 유통되던 MP3와 같은 음악파일이 저작권
   침해소지가 발생하자, 관련 서비스공급업체와 통신업체, 이용자
  들 사이에서는 이것의 삭제 여부를 놓고 한바탕 야단법석을 떨고
   법정소송까지 간 적도 있다. 이역시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와
  방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고, 이밖에
  도 인터넷상의 저작권보호와 관련된 많은 문제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인터넷광고, 사
  이버쇼핑몰, 경매, 경품 제공 등 수많은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들
  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전통적인 산업기술과 마찬가지로
   과연 특허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대상인가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미 미국에서는 수많은 비즈니스 모델들이 특허로 등
  록된 바 있다.

   인터넷시대는 흔히 미국의 서부개척시대에 비유되고 있다. 그런
  데 광활한 대지에서 금광을 노리는 사람들 사이에는 '무법자'도
  있게 마련이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보안관'도 필요하게 된다
  . 우리 나라에서도 관련 정부기관, 과학기술자, 법률가, 일반 이
  용자 등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인터넷 시대의 바람직한 규범과
   합리적인 법률적 장치들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
  다.

  최성우(과학평론가)